방구석lab

지구 최고의 까탈리스트_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본문

이런저런 주저리/이런저런 주저리

지구 최고의 까탈리스트_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어니언 (국내산) 2021. 7. 8. 19:49
728x90

 

관련 글:

피아니스트_글렌 굴드 (이상한 부분에서 이해된 건 나뿐?)(feat. 작업을 하는 성격과 식습관) (tistory.com)

 

피아니스트_글렌 굴드 (이상한 부분에서 이해된 건 나뿐?)(feat. 작업을 하는 성격과 식습관)

싸인 자랑도 끝_피아니스트 손열음 (tistory.com)  손열음 씨의 음악을 들으면서 또 생각난 사람. 물론 엄청 다른 느낌을 가졌지만, 그저 피아니스트라는 것 때문에 생각이 났습니다.  대학 때, 영

onion7321.tistory.com

 

이 글에서 제가 인용한 말이 있는데 요약하자면,

굴드는 고기는 커녕 야채도 싫어했고 성인이 되어 과일 주스나 비스킷 정도로 연명했다고 합니다. 이런 음식에 대한 편식이 음악에 대한 편식을 불러왔는지, 이 음반이 그의 편식에 따른 배고픔을 다소나마 해결해 준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예술가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상당히 주관적이고 제 짧은 지식으로 미루어 봤을 때, 성性에 관한 여러 가지의 내용(여성편력, 성소수자, 사생활, 성병... 등)과 우울증 같은 건 미술가들이 많고, 뭔가 음식이나 다른 여러 가지로 까탈스러운 건 음악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는 '엘리제를 위하여', '운명'과 같은 곡을 쓴 베토벤은 늘 아침에 커피를 마셨는데, 이 커피의 콩이 60알인 것을 정확히 세고 갈아 마셨다고 합니다. 이 처럼 무언가 상당히 까탈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서, 이번에 이야기할 인물은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입니다. 물론 저는 음악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호로비츠의 경우 20c의 뛰어난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특징적인 피아노 소리가 압권입니다. 

 

 이번에 이야기 할  내용은 그의 피아노가 아니라 그의 까탈스러움입니다. 그의 까탈스러움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가장 유명한 사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피아노를 갖고 다니며 연주회를 가졌던 유일한 연주자로, (자신의) 전용 비행기로 싣고 다니며 해외 공연을 다녔다. 

 2. 전속 요리사를 데리고 다녔으며, 마시는 물도 정수기를 갖고 다녔다.

 3. 연주회는 언제나 일요일 오후 4시

 4. 자신의 피아노를 무대의 어느 위치에 놓을지 결정했다.

 5. 당대 최고의 조율사 프란츠 모어를 항상 데리고 다녔다.

 6. 피아노 연습은 하루 2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7. 잠시 머무는 호텔방도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했다.

 

 

 그렇지만 그런 그에게도 이유는 있었습니다.

 

 호로비츠는 자신의 연주를 기대하고 오는 수많은 청중들에게 자신의 베스트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물론 7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1. 피아노를 갖고 다니며 연주회를 가졌던 유일한 연주자로, (자신의) 전용 비행기로 싣고 다니며 해외 공연을 다녔다.

 

 지휘자 및 솔리스트 바리톤으로 활동한 안우성 씨는 문화일보(21년 6월 24일 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글쓰기에 능한 사람(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음악가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말이다. 음악가들은 악기를 매우 가린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악기를 만나 길들여야 하고, 쉼 없는 연습으로 악기와 교감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만 한다. 그렇기에 모든 연주자는 악기를 가리고 또 제 몸처럼 소중히 여긴다."

 

 그는 자신의 전용 피아노만이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에게는 총 5대의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 피아노를 소장하고 있었고, 연주의 레퍼토리에 따라 어울리는 음색의 피아노를 골라서 연주했다 합니다.

 

 그의 피아노 주법은 다른 연주자들의 소리와 현저히 다릅니다.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면 해머(면양 털로 만든 것)가 현을 두드려 소리가 납니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내려칠 때의 압도적인 힘에 이 현을 두드리다 못해 갖다 패버리는 수준으로 현의 진동 소리가 마치 천둥이 치는 듯하게 엄청납니다. 실제로 그의 피아노들은 그의 연주 소리에 특화되어있다 합니다.

 

 

 2. 전속 요리사를 데리고 다녔으며, 마시는 물도 정수기를 갖고 다녔다.

 

 그는 육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식 위주의 맞춤 식단을 위해 전속 요리사가 필요했다 합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가서 물갈이로 배탈이 나면 안 되기 때문에 정수기를 갖고 다녔다 합니다.

 

 

3. 연주회는 언제나 일요일 오후 4시

 

 그는 이 시간대가 청중들이 가장 여유롭게 연주회에 찾아와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합니다. 예를 들면, 평일 저녁에 시간을 잡는다면, 저녁도 먹지 못한 청중이 허겁지겁 달려와서는 자신의 연주를 잘 감상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합니다. 

 

 

4. 자신의 피아노를 무대의 어느 위치에 놓을지 결정했다.

 

 보통 피아노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무대에서 피아노를 놓고 여러 번 테스트를 하면서 소리가 맘에 들지 않으면 피아노 위치를 여러 번 바꿔가며 확인을 했다 합니다.

 

 

5. 당대 최고의 조율사 프란츠 모어를 항상 데리고 다녔다.

 

 1에서 이야기했듯이, 5대의 피아노로 연주에 따라 어울리는 음색의 피아노를 골라서 연주한 사람.

 2에서 이야기했듯이, 음식과 물로 인해 자신의 컨디션을 확실하게 챙겼던 사람.

 3에서 이야기했듯이, 자신뿐만 아니라 청중 역시 자신의 연주를 잘 듣게 만들기 위해 배려(조련)한 사람.

 4에서 이야기했듯이, 그렇게 온 청중들에게 완벽한 음색을 들려주기 위해 확인 작업까지 한 사람.

 

이렇듯 연주회를 위해 완벽을 추구 한 사람인데, 그런 자신의 피아노들을 조율해 줄 사람도 당연히 필요했을 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 최고의 조율사이자 호로비츠의 개인 조율사인 '프란츠 모어'가 뒤 따랐다 합니다.

 

 

 6. 피아노 연습은 하루 2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피아노 연습시간이 3~4시간이 적게 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이 연습을 하면 기계적이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네?)

 

 

 

 

이런 유별나고 어린아이 못지않게 까다로운 성격들은 호로비츠가 들려주는 최상의 연주에 모두 상쇄되었으며 또 전 세계는 그를 기꺼이 받아드렸다 합니다. 그만큼 그의 연주회는 너무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무한한 찬사와 존경을 보냈다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난 책 : <양과 강철의 숲>

 

 이 책은 나중에 따로 쓰고 싶으니 여기서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양과 강철"은 피아노를 뜻합니다. 위에서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면 해머(면양 털로 만든 것)가 현을 두드려 소리가 납니다."라는 문장을 쓸 때,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주인공은 피아노 조율사로 나옵니다. 그 주인공이 피아노(조율)에 매력을 느낀 그때부터 조율을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잔잔하고 첫 문장부터 저를 사로잡아버렸던 책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엮인 글:

가장 끌린 첫 문장_<양과 강철의 숲>_미야시타 나츠 (tistory.com)

 

가장 끌린 첫 문장_<양과 강철의 숲>_미야시타 나츠

이 책은 지구 최고의 까탈리스트_블라디미르 호로비츠 (tistory.com) 지구 최고의 까탈리스트_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관련 글: 피아니스트_글렌 굴드 (이상한 부분에서 이해된 건 나뿐?)(feat. 작업을

onion7321.tistory.com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