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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_글렌 굴드 (이상한 부분에서 이해된 건 나뿐?)(feat. 작업을 하는 성격과 식습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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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_글렌 굴드 (이상한 부분에서 이해된 건 나뿐?)(feat. 작업을 하는 성격과 식습관)

어니언 (국내산) 2021. 6. 29.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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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자랑도 끝_피아니스트 손열음 (tistory.com)

 

싸인 자랑도 끝_피아니스트 손열음

얼마 없지만 나름대로 싸인 자랑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마지막입니다. 하프시코드_아렌트 흐로스펠트 (tistory.com) 피아니스트 임동혁_마르타 아르헤리치 Martha Argerich Presents (tistory.com) 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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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열음 씨의 음악을 들으면서 또 생각난 사람.

물론 엄청 다른 느낌을 가졌지만, 그저 피아니스트라는 것 때문에 생각이 났습니다.

 

 

 

 

 

 대학 때, 영상 작업을 하면서 처음 써봤던 음악이 굴드의 'Bach - Concerto in D Minor after Alessandro Marcello, bmv 974 II. Adagio'였습니다. 나중에 작업을 거듭 수정하면서 이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으로 바꿨지만, 아직도 그 기억이 있습니다.

 

 

*아래 링크는 영상과 관련이 없고 음악만 들으시면 됩니다. (저와 아무 연관 없는 링크)

 

 

 

 

 

 이 음악은 사진의 가장 아래 앨범(굴드가 손을 머리에 대고 있는 앨범)의 첫 번째 곡.

살짝 깔린 그의 허밍이 인상 깊습니다. 이런 굴드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상당히 센세이션 했습니다.

 

 클래식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허밍을 대놓고 하는 연주가는 이 사람이 유일하지 않을까...?

연주자들도 가끔 자기도 모르게 허밍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냥 음반을 녹음할 때든, 연주회 중에도 대놓고 한다고... 이유는 자신의 연주를 취약한 부분을 콧노래로 보안하기 위해서라고...(응??????)

 

 고집도 더럽게 쌔서 자신이 원하는 데로 연주하기를 원했고 지휘자랑 기싸움을 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목에서 이야기한 이상한 부분에서 이해가 된 부분은,

이 앨범의 표지 겸 소책자에 쓰인 글의 번역을 맡으신 정준호라는 분께서 따로 쓰신 내용입니다.

 

 

"쇼팽을 싫어하는 못 말리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하면 누구나 바흐를 떠올린다. 좀더 관심이 많은 사람은 그의 베토벤이나 브람스를 기억할 것이며, 쇤베르크나 베베른을 떠올릴 정도면 이미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꽤 다양한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슈베르트는 물론 쇼팽을 연주하기 싫어했다. 심지어 모차르트나 베토벤도 그에게는 대단치 않은 작곡가로 여겨질 따름이었다.

(중략)

 

고기는 커녕 야채도 싫어했던 그는 성인이 된 이래 과일 주스나 비스킷 정도로 연명했다고 한다. 음식에 대한 편식이 음악에 대한 편식을 불러왔던가? 이 음반이 그의 편식에 따른 배고픔을 다소나마 해결해 준다.

 

(하략)

 

 

 

 물론 그와 저를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해가 된 부분은 '음식에 대한 편식이 음악에 대한 편식'이라는 점과 '편식에 따른 배고픔을 해결해 준다'는 부분입니다.

 

 최근에 블라인드 컨투어_끄적거림 (tistory.com) 라는 글을 쓰면서 예전에 끄적거린 것들을 올리면서 아주 어릴 때 그렸던 그림이 기억이 났습니다. 약 초등학교 3학년쯤에 그렸던 그림으로 당시 다녔던 동네 미술학원에서 어디 미술대회에 내자고 해서 내서, 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 그림입니다. (사실 이때 왜 상 받았는지 이해 못 했던...)

 

 링크 글에서 쓴 내용 중, 묘사하는 거 귀찮아하고, 나중에 갈수록 적당히 했다고 했는데, 그게... 어릴 때 그림에도 분명히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그리면서 했던 생각조차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열심히 하다가 뒤로 갈수록 대충 하는 게 티 나는...

 

 (열심히 크레파스로 색칠하며 그리다가 귀찮아서 물감으로 뒷 배경 호기롭게 대충 칠한 꼼수를 발휘한 십세十歲.)

 (이미 크레파스와 물의 성질을 알고 있던 꼼수에 능한 십세十歲.)

 (양심에 찔려 상 따위 받을 생각 못 했는데 받아서 의아해한 열 살十歲.)

 

 저도 편식이 심한 편입니다.

 지금도 좋다고 할 수 없는 편인데 (심합니다.) 어릴 때는 냄새만 이상해도 먹기 싫어했고 입에도 안 댔습니다. 지금은 편식이 심한 걸 들키지 않으려고 적당히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회생활) 게다가 입도 엄청 짧습니다. 지금도 입이 짧은 편인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어릴 때 과자를 먹다가 좀 있다 바로 다른 과자를 뜯었다고..., 그래서 과자통을 준비해주셔서 먹다 남긴 것들은 거기에 넣어서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먹을 수 있게 하셨다고 합니다. 제 기억으론 과자통에 여러 가지 과자가 섞인 것을 들고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그랬던 이유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밝혀진 과거)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어쨌거나 작품을 완성할 때, 제 작업들은 한 호흡으로 그린 것들이 별로 없습니다. 제일 큰 거는 체력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만 든다면(전문용어(?)로 "'그분'이 오시면') 정말 두 끼 밥도 안 먹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작업을 하다가 약간 질릴 것 같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그냥 거기서 멈춥니다. 사실 이게 제일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럴 땐 쉬거나 다른 작업을 했습니다. (과자 먹던 버릇 작업에 나타난다)(세 살 버릇 여든..) 그렇다고 다작多作을 한 건 아니지만...

 

 

 

두 번째로 '편식에 따른 배고픔을 해결해 준다'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제 작품은 한 가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유화 작업은 당연하고, 동양화 물감과 한지로 작업하기도 하고, 영상, 설치 등 당시 학우들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작업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작업에 있어서는 오히려 제 머리와 기술력이 따라주지 못해서 못한 게 더 많지, 제 역량으로 할 수 있는 범위라면 모두 해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부끄러우면서도 뭔가 해소된 느낌은 뭘까요...? (최고의 변명이었다)

 

 

 글렌 굴드가 유명해진 계기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입니다. 18c의 변주곡으로써는 최고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변주곡은 음악의 하나의 장르로 음악에 '주제'가 있으면 이것을 가지고 여러 가지 변주들을 만들어 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합니다. 

 잠깐 지나가는 TMI가 있다면, 원래 이 곡의 제목은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아니고 다른 제목인데 (여기선 스킵) 바흐의 제자였던 '골드베르크'가 초연을 했기 때문이고 그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합니다.

 그리고 이 곡은 어느 불면증 있는 영주를 위해 만들어진 곡입니다. (이 음악을 들으며 잠이 온다면 이것은 이 음악이 제 역할을 하고 있...)

 

 

 혹시 바흐도 입 짧은 사람은 아니였을까하는... 의심이...

 저 역시 이제까지 했던 작업들의 주제가 하나의 큰 덩어리에 속해 있고, 그것을 조금씩 다르게 이야기했었던 것이니, 어찌 보면 변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엮인 글:

지구 최고의 까탈리스트_블라디미르 호로비츠 (tistory.com)

 

지구 최고의 까탈리스트_블라디미르 호로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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