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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후딱 끝내버린_구묘진, <몽마르트르의 유서> 본문
2021년 목표, 책_4월 12일 ~ 5월 15일 (tistory.com)
여기에 적은 책중 하나로, 당시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진도가 나가지 않은 이유는, 읽다가 재미가 없어서 천천히 어떻게든 꾸역꾸역 읽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하고 빠르게 대충 읽었다. 때문에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는 말하기 힘든 정도이지만, 적어도 어떤 느낌적 느낌의 이야기인지 아는 정도이다.
재미없던 이유는, 주인공이 너무 질척거리는 것 같달까, 미련이 너무 느껴져서 좀 싫었다. 물론 이해는 어느 정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중간에 다른 이들 간의 관계들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 사실 가면 갈수록 대충 읽어서 잘 안 다고 보기도 어렵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났던 책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1. 피에르 베르제 <나의 이브 생 로랑> : 닮은 구석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물론 닮지 않은 구석도 있다.
2. 하일지 <경마장 가는 길> : (아마도 자전적 소설), 그리고 프랑스 배경이라는 점에서.
3.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 자전적 소설, 책의 전체적 분위기와 성적 묘사.
4.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 책에서 꽤 자주 등장한다. 작가가 상당히 감명 깊게 읽었나 봄.
왜 이 책들이 떠오른 이유와 그리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이 책에 대해 최대한 단순하게 정보를 나열하자면,
1. 이 책은 퀴어 문학이다. : 작가는 동성연애자다.
2. 이 책은 자전적 소설이다. :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모른다.
3. 이 책은 편지 형식을 띄었다. : 헤어진 인연에 대한 그리움을 편지에 담았다.
4. 배경은 프랑스다. (외 대만, 일본이 등장하기도 한다) : 실제로 작가는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5. 작가는 자살했다. : 무엇 때문에 자살했는지는 모르겠다 (책에 있었다 해도 대충 읽어서 기억에 없다)
첫 번째 책, 피에르 베르제 <나의 이브 생 로랑>가 생각난 이유.
최고의 그리고 진정한 연인이였던,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tistory.com)
링크에 내용을 어느 정도 적긴 했지만, 위에 설명을 "닮은 구석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물론 닮지 않은 구석도 있다."라고 했다. <몽마르트르의 유서>(이하, <몽마르트르>)와 닮은 점으로는 아래와 같다.
1. 이들은 동성커플이다. (<몽마르트르> 작가도 동성연애자다.)
2. 이 책은 사실이다. (<몽마르트르>는 자전적 소설이다.)
3. 이 책은 편지다. (<몽마르트르>는 편지 형식이다.)
4. 배경은 프랑스다. (<몽마르트르>역시 배경이 프랑스다.)
자전적 소설은, 어느 정도의 사실을 기반하고 있다는 것에서 실화와는 다르긴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닮은 곳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두 책 전부, 떠나간 인연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다.
물론 피에르는 나이가 중후해, 늙고 병들어가 임종까지 그의 옆을 지켜냈다. 그런 먼저 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이더라도 거의 반 평생을 함께 있어왔기에 또한 그것이 삶이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몽마르트르>의 경우, 주인공은 젊고 그의 인연이 갑자기 떠나갔다. 헤어진 것이다. 살아 있지만 만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질척거리고 더 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다. 아마도 나는 그 감정을 고스란히 받고 싶지 않아서 이 책을 거부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두 번째 책, 하일지 <경마장 가는 길>(이하 <경마장>) : (아마도 자전적 소설), 그리고 프랑스 배경이라는 점에서.
잠깐,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솔직히 이 책을 몇 명이나 과연 읽었을까 싶은 책이다. (문창과 제외)
이 책은 정말 추천하지 않는다. 두껍고. 정말 재미없다. 그리고 읽다 보면 짜증 난다. 이 책이 왜 유명하냐면, 당시 문학계에 큰 파장이었다. 소설의 기법이나 리얼리즘에 대한 내용인데, 어차피 나는 문외한이라 그것까지 자세히 설명하긴 힘들 거 같다.
당시 나는 대학생이었지만, 따로 어느 분의 추천을 받아 어느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던 때가 잠깐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책으로 읽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읽어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덧붙이시길, 아직까지 읽은 사람을 못 봤다는 말씀에 어쩐지 읽고 싶어 져서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후회했다. 이거 왜 손댔지? 왜 다들 읽다 포기했는지 알 거 같은 책이다. 당시에는 그래도 책을 열심히 읽던 시절이라서 두꺼운 책도 퍽 읽곤 했는데, 진짜 힘들었다. 비슷한 두께 혹은 더 두꺼운, 게다가 하드커버인 철학 입문서 <소피의 세계>가 더 재밌지.
(<소피의 세계>는 옛날에는 3권으로 분권 되었다가 어느 날 하드커버로 3권이 합쳐졌다가 지금은 다시 분권으로 판매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읽은 지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경마장 가는 길>은 배경이 프랑스다. <몽마르트르>와 같다. <경마장>은 소설 내에서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교수와 조교수(아마도)와 함께 불륜을 저지르면서 조교수와 싸우고 매달리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면서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윽박지르면서 화풀이한다. 특히 조교수(아마도)와 주인공과의 성적인 묘사가 아주 적나라하다. <몽마르트르>의 경우 이 정도로의 적날한 성적인 묘사나 행위적 묘사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오긴 한다.
위에서 <경마장> 설명에 '아마도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놓고 괄호를 쳤다. 이것에 대한 이유가 있다.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절대적으로 이것은 '자전적 소설'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하일지(작가)는 그것에 대해서 사실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굳이 따지면 아니라고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어느 정도로 '자신'이 들어간 이야기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괄호를 넣었다. 왜냐하면 하일지도 프랑스에서 수학했을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완전한 '감'인데, 스스로가 예술(그림)했던 사람으로서 작품을 보면 어느 정도 '사람'이 읽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매번 그렇지는 않다), 같은 예술(문학)도 이와 비슷하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에 작가가 어느 정도 들어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언젠가, 하일지가 미투 운동에 이름이 올린 적이 있는 걸로 보아, 합리적 의심이 더 들었다. 어쨌거나 자신은 아니라고 했으니, 우선 작가의 말이 먼저이기 때문에 (괄호)를 그리고, '아마도'를 넣었다. 내 뇌피셜일 뿐이기 때문에 함부로 모함할 수도 없기 때문에.
다음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 자전적 소설, 책의 전체적 분위기와 성적 묘사라고 적었다.
<상실의 시대>(이하 <상실>)는 <경마장>보다 읽은 지 오래돼서 마찬가지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이 소설 역시 역시 자전적 소설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약간 암울한 느낌이 드는 게 <몽마르트르>와 비슷했다.
<상실>에서는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며 전개된다. 친구와 친구의 애인. 셋은 영원할 것만 같은 날을 보내지만, 주인공은 친구의 여자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감추고 지낸다. 하지만,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셋의 관계는 무너지고 그 후로 남은 둘도 무너진다. 어떻게 보면 그 둘을 묶어줄 수 있던 게 친구였던 것이다.
주인공은 현실에 살고 있지만 현재보다 과거에 매여있고, 친구의 여자는 과거에 머물러있다. 그리고 '나'(주인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이런 약간의 전체적인 어두운 색채가 <몽마르트르>와 닮았다. 죽음이든 헤어지든 두 책 모두 누군가가 상실되어, 과거에 머물러, 매여 있다는 점이 닮았다.
<상실>의 경우엔 <경마장>보다 성적 묘사가 짙진 않지만, 그래도 당시엔 <경마장>을 읽지 않아. 그 당시 읽은 책 중 처음으로 그와 같은 묘사가 있던 책이었다. 그리고 그 수위(?)가 <몽마르트르>와 어비슷한 것 같다. 그 묘사만 생각을 한다면, <몽마르트르>의 경우엔 정말 짧게 지나가는 정도고, <상실> 그 보다 조금 길고, <경마장>은 내용이 많고, 더 적나라하다.
마지막으로,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 책에서 꽤 자주 등장한다. 작가가 상당히 감명 깊게 읽었나 봄이라 적었다.
이 책 <몽마르트르>는 <인간실격>보다는 덜 어둡다고 생각한다. <인간실격>이 그냥 검은색이라면, <몽마르트르>는 한약 색이라고 하고 싶다. 아직까진 <인간실격>보단 어두운 책을 못 본거 같은데, 앞으로도 이 책 보다 어두운 책은 읽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실격>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비슷하거나 <인간실격>이 더 어둡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솔직하게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실격>이 딱히 떠오르진 않았지만, 책에서 꽤 언급된다. 아마 작가에게 꽤나 영향을 준 책인가 싶다. 그래서 좀 전체적으로 어둡나 싶지만... 작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지만, '어둠의 자식(?)'이었던 그녀가 그녀의 그녀로 인해 그나마 빛을 얻어 조금 어두운 색이 옅어진 걸진 모르겠지만...(뇌내 소설), 결국은 작가도 다자이 오사무처럼 자살을 택했다.(아마도)
지난번 적었던,
여기에서도, 자살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인간실격>을 잠깐 언급했었는데, 작가는 대만 사람이기 때문에 일본 문학의 영향을 조금은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들 아시겠지만, 대만 역시 일본의 피지배층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했다면... 물론 정서상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여러 책이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이 책에 대해 집중도가 약했기 때문인 거 같다. 어떤 책을 읽으면서 이 책들이 계속 지속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경우가 보통 없었다. 떠오른다 해도 그냥 잠시 뿐이거나 (떠올랐다가 다시 책에 집중하면서 그 책들이 잊어짐) 혹은 다 읽고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충 읽어서 읽었다만 표시를 하고 리뷰를 남기지 말까 했지만 이렇게 책들이 떠올라 버려서 어쩔 수 없이 적어본다.
갑자기 생각난 영화 : <여친 남친>(2012. 대만) : 주인공의 심적 어둠의 결이 비슷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퀴어+<상실의 시대>를 섞어 놓은 듯 한....
남자사람 친구A와 남자사람 친구 B 그리고 여자사람 친구 C. 셋은 친구다. 하지만 서로 사랑한다.
A는 B를 좋아하고 B는 C를 좋아하고 C는 A를 좋아한다. (혼돈의 카오스)
인상깊었던 대사는 B가 C에게
"내가 비록 너에게 타이틀곡은 아닐지라도 B면의 첫번째 곡은 되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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