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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이유

어니언 (국내산) 2020. 9. 2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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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의 대화를 통해 깨달음?을 받아 이 글을 씁니다.

 *상당히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 있는 글입니다.

 

 저는 <의궤>(카테고리 '영화' 쪽에서 '의궤, 8일간의 축제' 참조)의 글을 통해서 잠깐 지나가는 말로 남겼지만,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영화를 엄청나게 보는 편도,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끔 몇 편 보는 편입니다.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좋아하지만, 덕후까지는 아니랄까요. 취향이 확고한 편도 아니지만 없는 것도 아니고요.

 

 일단 공포물은 사양입니다. (웃음)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어느 날의 대화였습니다. 편의상 상대방을 '선생'이라고 표기하겠습니다. (저보다 연장자이시고 저에게 또 많이 가르쳐주시고 계시기에) 선생과 저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landscape(풍경, 경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HDR풍경에 관한 걸 검색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요.

 

선생 "(HDR풍경 사진을 보며) 멋있지 않냐? 이런 걸 보면서 사람들이 많이 감동하거든, 원래 이런게 회화 기법에서 넘어온 거잖아."

 

나(저) "아... 저 이런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해요. 회화과 출신이라서 그런지 너무 많이 봤고, 그리고 상당히 인위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저는 사진 찍을 때 그 자연이 주는 그 색깔의 아름다움이 너무 좋거든요. (뭔가 이야길 나눴던 것 같지만, 결론은) 그래서 마블 같은 거 별로 안 좋아하고 다큐멘터리 같은 걸 좋아하나 봐요."

 

 

 

 

 특히 바로크 쪽을 보면 상당히 임팩트 있는 빛을 활용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램브란트베르메르가 그 예 겠지요. 지금까지도 그들의 사용하는 빛(조명)의 설치는 지금까지도 활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그들의 작품에서 주는 '아름다움'은 당연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이기에 '아름다운 것'입니다. 영화라고 모든 인위적인 게 싫은 건 아닙니다. 영화이기에 쓸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진'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이 주는 '아름다움'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진의 등장으로 현대 예술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여러분이 매일 찍는 그 사진 때문에 현대미술이 이해 못 하는 세계로 안내된 거임) 사진이 주는 그 현실감과 생동감은 그림이 주는 것과는 또 다른 미적인 작용이 있습니다. 물론 서로의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당연히 있겠지만, 사진이 담아내는 자연의 자연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다큐성은 그림이 담아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아마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지금은 작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작업자라고 생각하고 늘 무언가 상상하고 작업하는 것을 무척 즐겨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가 만들어낸 상상력이나 작업물을 보는 것보다 팩트를 보고 느끼는 것을 더 좋아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타인이 만들어낸 상상력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늘 항상 골똘히 무언가 상상하며 작업할 것들을 생각하며 지내는 데 있어, 그저 환기시키고 싶을 때, 취미로서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취미로서 무언가 즐기고 싶을 때 팩트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도 소설보다는 비문학을 선호하고,

영화도 다큐멘터리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아마 그것을 취미로서 머리를 환기시키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타인의 상상력을 보면, 저도 모르게 작업하고 싶어 지고, 저도 모르게 해석하고 있다던가, 저도 모르게 그것을 '직업'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서 머리를 환기시키고 휴식시킨다기보다 '일'에 가깝게 해버리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 건 따라가는 게 힘들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개인적으로 다큐 사진 하면 최민식 선생님이 떠오르는데요. 언젠가 한 번 검색해보셨음 합니다.

또 유명한 사람으로는 앙리 브레송, 종군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 (가장 유명하고 말이 많은 사진으로 알려짐)이 있겠네요.

 

우리나라의 사진작가 중에 유명한 배 선생... 혹은 씨... 가 있겠지만, 예전에 추행 사건이 있어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한 10년 전에 흑백사진 현상하는 걸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앙리 브레송에 대해 이야길 나누다가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앙리 브레송이 대단한 게 아니라, 그 사진을 기가 막히게 현상한 사람이 대단한 거다."

 

그 후(약 9~8년 전)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세기의 눈 (을유문화사)>를 읽은 기억이 나는데, 브레송은 찍기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름이 기억이 안 남) 필름 다발을 떠 넘겼다 했었죠. (웃음)

 

 

요약: 

 다큐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위적인 것보다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더 느끼고 싶어서 그리고 환기시키기고 싶어서 인 것 같습니다.

 

 

언급한 참고 및 추천 :

그림 : 렘브란트, 베르메르

사진 : 최민식, 앙리 브레송, 로버트 카파

책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세기의 눈 (을유문화사)>

추천 도서 : 수잔 손택 <사진에 관하여 (이후)>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도 정말 감명 깊게 읽었기에 혹시나 더 시간이 되시는 분은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생각난 책] 수잔 손택, <타인의 고통>_바뀌어진 주변의 생각 (tistory.com)

 

[생각난 책] 수잔 손택, <타인의 고통>_바뀌어진 주변의 생각

*최근 일어나는 세계적 이슈로 인해 생각난 책입니다. *이 책은 적어도 10년은 전에 읽은 책입니다. 읽은 지 오래되어서 그 기억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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