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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끌림_을 보고 쓰는_나의 지독한 주절거림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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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끌림_을 보고 쓰는_나의 지독한 주절거림2

어니언 (국내산) 2020. 9. 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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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책을 인용하며 글을 씁니다. 

*인용 표시『』

 

 

 

『(전략)

우포와 교감을 하지 못하고 그저 아름다움을 탐할 때

결국 나는 내가 원하는 장면을 선택했던 것이다.

볼 줄 몰랐을 때는 알지 못했다.

비워내고 나면 보이는 것이 있음을.』

 

 작업을 하다 보면 그런 일이 있다. 비워 내야 더 큰 것을 얻어낼 때가. 

 괜히 머리쓰고 좀 더 욕심을 낼 때면 나 역시 작업을 했었을 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을 때가 많았다. 물론 열심히 해서 얻어낸 것도 있지만, 비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안다.

 

작업은 하나의 수행이었다. 물론 그렇게 작업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작업'이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라, 푸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름은 당연하다. 다만, 이렇게 비슷한 '체험'을 하는 사람이 있어 상당히 감사하고, 나 또한 그때로 돌아간 거 같았다. 

 

지금은 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그림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준비'의 과정이 길 뿐이라고 믿고 싶다.

 

 

『(전략)

10년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10년을 더 바라보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쉽게 얻지 못하더라...

그 '시각'을 갖게 된 작가가 부러웠다.

 

 

 

 

『(전략)

나가자.

어디로요?

그냥, 바람 쐬러.』

 

나도 나가고 싶어 졌다.

 

이 부분에 눈시울이 무척 붉어졌다.

 

그냥, 바람 쐬러 나가고 싶다.

 

 

 

 

『나의 사진은 점차 말수가 줄고 침묵에 잠긴다.

이야기는 속으로 삼킨 채 추상으로 나아간다.

사진에 무언가를 담으려고 했던 나는

이제는 그 무엇도 담으려 하지 않는다.

(후략)』

 

 

 작업을 하다 보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명상의 상태처럼 침묵의 세계에 들어가기도 한다. 나는 그곳을 좋아한다. 

모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미지화하여 작업한다는 것은, 많은 것 놓았을 때 찾아오더라. 그 감을 잡는 게 참 쉽지만 않다. 몇 번 밖에 아니 어쩌면 한 번 밖에 경험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퍽 부럽다.

 

 

 자연이 그린 그림을 자연스럽게 찍는 것이 가능한 것은, 작가가 이미 자연과 하나이기 때문이기에... 그 궁극에 있는 작가에 부러움과 시샘이 있지만 또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하다.

 

 

 

 『사진가와 피사체의 관계는 때로 폭력적이다. (후략)』

 이 부분에 수잔 손택의 <사진에 대해서>가 생각났다. 물론 내용면에서 조금 다르지만. 

 

 

 

『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희열

보이던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는 희열』

 

그 희열을 맛보면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아, 나는 아직도 서성이고 있다. 나는 아직 "보이던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는 희열"을 모르겠다. 멀었다.

 

 

 

『(216쪽ㅡ인용하고 싶지만 또 전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적는다)』

 

그것을 알 것 같다. 정확하진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와 닿는다.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지만, 현재 나로서는 불가능이다.

 

그리고 여전히 작가가 부러웠다.

 

 

작가는 작가의 자신이 찍은 '좋은 사진'에 대해 신이 주신 선물이라 하고 있다.

알 거 같다. 나도 딱하나 만큼은 내가 그렸다고 하기 민망하여, "신이 주신 선물"로 두고 싶다.

 

그래서 지금 현재의 내가 더욱 씁쓸 한 걸지도 모르겠다.

 

감사하면서도... 발이 묶일 수밖에 없게 된 선물이다.

그것도 어찌 보면 감사해야 하겠지...

 

 

책을 읽으면서 지나간 주저리였다.

 

계속 과거에 사로잡혀있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앞으로 또 나아갈 수 있기에. 

시간이라는 것은 참으로 야속하기만 하다. 혹은 내가 그렇게 써버린 것이겠지.

 

여러모로 돌아보면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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