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lab

쇠라_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_원숭이는 처음부터 없었다 (엑스레이) 본문

이런저런 주저리/예술에 대한 주저리

쇠라_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_원숭이는 처음부터 없었다 (엑스레이)

어니언 (국내산) 2022. 5. 5. 19:06
728x90

 

 얼마 전에 "유화 엑스레이"라는 유입 로그가 떴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어 본 명화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중에는 전혀 다른 그림이 있는 경우(재활용)라든가 고친 흔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생각나는 것은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조르주 쇠라의 작품으로 쇠라의 이름은 기억을 못 해도 아래의 그림은 보신 적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출쳐: 위키피디아, A Sunday on La Grande Jatte, Georges Seurat, 1884

 

 그 유명한 붓으로 하나 하나 찍어 그린(점묘법)으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기억력이 무척 좋지 못하다고 예전 글들에 적은 적이 있습니다. 이미지에 대한 기억력은 좋은 편이지만 이름, 제목, 년도 등 이런 것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기억을 못 하고 삽니다.

 

 '쇠라'의 이름이 무척이나 안 외워졌던 중학생 시절, 이 그림을 보고 "'쇠'라 = 정신'쇠'약"으로 기억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그림은 308cm × 207cm으로 그림도 엄청 큰 대작에 속합니다. 길이에 대한 감각이 있으신 분은 엄청 크겠다 하고 바로 아시겠지만, 보통 이 크기가 감이 안 잡힐수 있으십니다.

 

 

 

 

  예전에 쓴 글; 고흐, 영혼의 문에서_2018 (tistory.com)에서 살짝 언급한 <LUST for LIFE 빈센트 반 고흐>에서 쇠라가 등장합니다.

 

LUST for LIFE 빈센트 반고흐 中에서

 

 이걸 붓으로 점으로 찍어 발랐다면, 신경쇠약에 충분히 걸리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요절함.)

 

 

 이 그림이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인상 깊었던 것은, 다른 작품들은 재활용한(다른 그림이 있는) 경우 고친 흔적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쇠라는 없던 것을(스케치도 되어있지 않은 것을) 마지막에 그려(찍어) 놨습니다. 때문에 제 기억에 남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숭이는 당시 유행하던 애완동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방탕의 상징으로 '암컷 원숭이'는 (당시) 프랑스 속어로 '매춘'을 뜻했다고 합니다. 그림에 있는 커플이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숭이'때문에 여성을 '창녀'로 읽어, 당시 사교층에 대한 풍자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가 어떠한 의도로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머릿속으로도 찬반이 계속 갈리기 때문에 어떻다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넣은 원숭이인 만큼 처음부터 그런 의미를 줄 생각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쇠라는 때문에 자신 역시 사교층에 속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쇠라는 소심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넣을 수도 있기도 하면서, 혹은 오히려 그들을 잘 알기 때문에 풍자를 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도 듭니다. 

 

 쇠라는 '자신의 작품에서 시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가도 '아니, 나는 나의 회화 제작법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을 보면 제 상상이지만, 쇠라는 원숭이를 넣을까 말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모종의 이유로 마지막에 넣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 볼만한 글 : 같은 재료_다른느낌_엑스레이로 작업하는 작가들 (tistory.com)

 

같은 재료_다른느낌_엑스레이로 작업하는 작가들

아래 글을 쓰면서 생각난 것 중 하나입니다. 쇠라_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_원숭이는 처음부터 없었다 (엑스레이) (tistory.com)  위 링크 글은 유화 작품을 엑스레이로 촬영에 관한 유입 로그를

onion7321.tistory.com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