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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④ 떨어지는 잎사귀에 해와 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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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④ 떨어지는 잎사귀에 해와 달

어니언 (국내산) 2021. 10. 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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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박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비공식 준말입니다. 저로 비롯하여 많은 분들께서 '국박' 혹은 '국중박'이라고 부릅니다.

 

 제 전공은 서양화입니다. 최대한 아는 내용과 약간의 검색을 통해 알게된 사실을 잘 버물려 최대한 간단한 설명과 본 전시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아무리 감상을 이야기 한다 한들 실제 보러 가시는 것을 더 추천드리겠습니다.


 이전 글:

[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③ 누구의 집일까? (tistory.com)


 

 

 

 

(자세히 보면 조금 흔들렸다)

 

 

  박물관 내 설명]

 

 추성부도 秋聲賦圖

 

김홍도 (1745- 1806 이후)

조선 1805년

종이에 엷은 색

보물 제1393호

 

 가을밤 바람 소리에 잠 못 이루고

 어둑한 깊은 밤,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그 소리에 놀란 선비가 동자에게 물으니, 나무 사이에서 나는 소리라 대답한다. 중국 북송의 문인 구양수(1007-1072)가 쓴 「추성부」의 쓸쓸한 정서가 단원 김홍도의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성큼 다가온 죽음과 마주했던 예순 하나의 김홍도는 「추성부」에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본 듯하다. 김홍도의 그림 중 연도가 확인되는 마지막 작품이다.

 

 을축년 동짓날 3일 뒤에 단구가 그리다.

 

 

 

관내 설명 2]

 

   *아래 사진은 [지름]드디어 온_"한국화 시리즈, 단원 김홍도" (tistory.com)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1. 구양수가 밤에 책을 읽는데 어떤 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말하길, "이상도 하구나! ... 동자야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너 나가서 보고 오너라"라고 하니,

 

 

 

 

 

 

 

 

 

2. 동자가 대답했다

 

 

 

 

 

 

 

 

 

 

 

 

3 / 4 / 5 

3. "별과 달은 희고 맑고 은하수는 하늘에 있는데, 사방에 사람 소리는 없습니다."

 

4. "소리는 나뭇가지 사이에 있습니다." 나는 말하였다. "아! 슬프도다! 이것이 가을의 소리로다."

 

5. ... 나무는 가을을 만나 잎이 떨어지니, 꺾여 시들고 영락하는 까닭은 가을 기운이 너무 매섭기 때문인 것이다. 

   동자는 대답도 안 하고 머리를 떨군 채 잠을 자니, 다만 사방 벽에서 찌륵찌륵 벌레 소리만이 내 탄식을 더해주는 듯하여라.

 

 

 

 

 

  위에서 사진을 가져온 책, 「한국화 시리즈, 단원 김홍도」을 요약하면, 이 작품의 특징은 '소리'로 화면을 채웠다고 합니다. 화가는 바람 소리를 따라 붓을 옮겼지만 그렇다고 휘몰아치는 바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은 아니라 합니다. 그 열정마저 억누른, 마른바람 소리를 불러와 서걱대는 이파리를 달고 서 있는 나무와 나무 사이, 마른 붓이 밟고 지나간 자리에 바람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 겨울, 예순한 살의 김홍도는 중병을 앓고 있었고, <추성부도>는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합니다.

 

 서양화 쪽에서는,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사람이라면, '칸딘스키'가 떠오릅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공통점이라고는 그것 뿐이기 때문에, 김홍도의 <추성부도>와는 결이 달라 생략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을 보고 생각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드라마 <천지인>에서의 대사 중 하나입니다. 너무 오래전에 봐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작 중 5살인 요로쿠(주인공, 훗날_나오에 카네츠구)는 우에스기 가신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어머니와 헤어지기 싫다며 떼쓰다가 어머니께서 마당의 단풍나무를 보며 요로쿠에게 말합니다. 

 

 " 단풍은 왜 저렇게 아름다운지 알고 있니? 
나무는 험난한 겨울을 넘기 위해 힘을 비축해야 한단다. 
단풍잎이 지는 건, 대신 죽는 것이란다. 자신의 목숨을 줄기에 맡기고, 떨어지는 거란다. 
불타는 듯한 저 색은, 내 목숨보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결의의 색.
너는 저 단풍잎이 되는 거란다. 단풍잎 같은 가신이 되거라. "

 

 

 나무는 잎사귀를 떨궈 나무 자신이 뿌리를 뻗고있는 지면을 보호하면서 양분으로 사용합니다. 요로쿠의 어머니는 그것을 빗대어 우에스기 가문(나무)을 위해 지키는 가신(단풍잎)이 되라고 하시는 내용입니다.

 

 

 날은 저물어 달이 뜬 구양수가 느끼는 늦가을의 잎사귀와 이제 동이 틀려는 요로쿠의 초가을 잎사귀는 약간의 시기 차가 있을 뿐, 다 같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에 생각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무로마치 시대의 승려 렌뇨가 남긴 글 중 한 부분,

 

"아침에는 홍안(紅顔)이어도, 저녁에는 백골(白骨)되는 몸이어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

[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⑤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까? (tistory.com)

 

[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⑤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까?

*국박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비공식 준말입니다. 저로 비롯하여 많은 분들께서 '국박' 혹은 '국중박'이라고 부릅니다.  제 전공은 서양화입니다. 최대한 아는 내용과 약간의 검색을 통해 알게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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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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