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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⑦ 수월관음도_마지막 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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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⑦ 수월관음도_마지막 편

어니언 (국내산) 2021. 10. 1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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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박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비공식 준말입니다. 저로 비롯하여 많은 분들께서 '국박' 혹은 '국중박'이라고 부릅니다.

 

 제 전공은 서양화입니다. 이번에는 전시에 대한 감상만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아무리 감상을 이야기 한다 한들 실제 보러 가시는 것을 더 추천드리겠습니다.

 

 이전 글: 

[국박] 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_⑥ 하찮게 귀여워, 그 속의 디테일 (tistory.com)


 

 

 

 

 박물관 내 설명]

 

 수월관음도

 

 고려 14세기

 비단에 색

 

 섬세한 아름다움의 극치

 수월관음은 관음보살의 또다른 이름으로, 하늘의 단이 여러 곳의 맑은 물에 비치듯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수월관음도에는 지혜를 찾아 스승을 찾아다니던 선재동자가 등장하는데, 이 불화에서는 아쉽게도 아래쪽이 손상되어 선재동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려불화 특유의 선세한 아름다움은 700년이 지나도 변치 않았다.

 

 

 

 박물관 내 설명2]

 

 섬세한 붓질로 그려낸 관음보살의 옷 무늬

 고려불화는 섬세함으로 이름나 있습니다. 관음보살이 걸친 투명한 베일 아래 비치는 옷 문양 묘사에 주목하세요.

 

 

 ① 가장 아래의 치마 (裙衣)

     거북등껍질무늬와 연꽃무늬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②치마 위로 흘러내린 옷깃

    꽃 넝쿨무늬를 수놓은 옷깃이 보입니다.

 

 ③ 가장 위의 투명한 비단옷

     기하학적인 하얀 선과 금으로 그린 둥근 넝쿨무늬가 아름답습니다.

 

 

 

 

 

 그림은 굉장히 흐릿하고 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 우아한 자태와 기품은 시대를 초월합니다. 옛 기억에 뒤에서 칠을 해 은은하게 비추게 하는 기법을 썼다고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신기합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 작품에 무언가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음에 저의 한계를 느껴 이 작품을 끝으로 쓰게 됩니다.

 

 미술사에서도 등장하는 이 그림을 직접 볼 순간이 올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동양(한국) 미술사는 고등학생 때 잠깐 공부했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 작품들을 직접 보는 기회가 생기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제가 이 시리즈들을 쓰면서 위에 남겼던 말 중 "여기서 아무리 감상을 이야기한다 한들 실제 보러 가시는 것을 더 추천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자신이 직접 보고 느낀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느꼈을 때가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이라는 그림을 봤을 때였습니다. 네셔널 갤러리에는 정말 다양한, 책에서만 봤던 작품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도 한국에서 다양하게 작품들을 보러 다녔었습니다. 하지만 홀바인의 작품을 보고 가장 크게 깨쳤습니다.

 

 그 압도적인 크기와 디테일에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고, 조금 과장을 보텐 다면 온 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물론 제가 전공인인 것이 가장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 작품은 책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직접 관람하는 것입니다. 기대와 달리 실망할 수도 있고, 기대보다 더 큰 수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실망도 좋은 감정이며, 수확은 최고입니다. 

 

 실망이 왜 좋은 감정이면, 그만큼 그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대치가 있다는 말을 다른 말로 관심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실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관심이 없다면 미술관에 가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저 인스타를 위해 가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그게 꼭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만큼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게 조금 슬프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사람의 경우 작품을 관람하러 온 관람자에게 조금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둘의 목적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실망도 좋은 감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다음에는 실망하지 않도록 더 좋은 작품들을 찾아 나서거나, 혹은 미술관(박물관)에 가더라도 기대치를 낮추는 경우도 있겠죠. 그러다 정말 예상치 못한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그것보다 좋은 건 없을 거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도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한 영화가 재미없으면 실망하고, 더 재밌는 영화를 찾아 나서고, 혹은 그냥 기대를 낮추고 보기도 하고 그러다 인생 영화를 만나기도 하는 것처럼, 모든 만남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알게 되다 보면, 마치 영화에 대해 보는 눈이 키워진 듯이, 미술 작품들의 눈도 키워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엮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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