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lab
트레이싱에 대한 짧은 소견 본문
지난번, 실버 포인트에 대한 글을 두 개를 남기면서
[지름] 실버 포인트_생각보다... (tistory.com)
이걸 또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생각한 것이 트레이싱입니다.
그래서, 트레이싱을 하는 법(?)을 설명할까 하는 글을 쓸까 하다 먼저 '트레이싱'에 관한 제 짧은 소견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트레이싱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보고 베껴 그리는 것도(모사模寫), 혹은 아예 대고 그리는 것(전사轉寫; 트레이싱)도 그림 연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주 하는 것은 추천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사의 경우 예로부터 좋은 작품을 보고 그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것은 동서양 상관없이 있었던 일입니다. 요즘도 변하지 않았다면, 입시 미술학원에서 선생님들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사든, 전사든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그리려는 대상이 그리기 복잡하거나 혹은 자신의 실력이 그 객체를 표현하기 부족할 때 좋습니다. 혹은 선생(혹은 보고 그리는 대상의 그림을 먼저 그린 사람)의 스타일을 배운다던가 혹은 색채를 쓰는 방법 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실제의 대상(객체)은 그리기 전에는 몰랐지만, 막상 그리려고 하니 생각보다 복잡한 모양을 띄고 있거나 혹은 구도를 잡기 어렵다던가 그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 모사 혹은 트래이싱(전사)를 하면 좀 더 수월 해집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린이(선생, 작가)가 한 번 걸렀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그린이가 대상을 표현하면서 무엇을 그릴지 생략할지를 결정해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 결과물(작품)이 실제보다 조금 더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민 내용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이미 완성된 것을 보고 그리는 것이 좀 더 편합니다. 트레이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리는 자체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쉽습니다.
또 어느 때엔 채색만 공부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스케치를 그리는 것은 생각보다 귀찮습니다. 게다가 초보자의 경우엔 스케치를 완성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걸리기에 스케치를 하다가 채색 공부의 의욕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전사(트레이싱)를 하면 빠르게 베껴 채색만을 연습할 수 있어 용이합니다.
하지만 이런 트레이싱을 통해 가끔 발생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예술 뿐만아니라 만화(웹툰, 일러스트) 쪽에서 이런 일들이 간혹 발생합니다. 요즘은 줄어드는 들고 있으나 만화(웹툰, 일러스트)는 예전부터 이런 일들이 왕왕 발생했습니다. 그건 남의 그림을 모사 혹은 트레이싱 해 자신의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혼자서 하는 연습, 습작이라면 상관없겠습니다. 혹은 웹에 올린다고 해도 출처를 밝힌다면 아마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작품을 함부로 도용해 트레이싱으로 그린 그림을 상업용으로서 판매 및 서비스로서 이용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그런 부분에선 유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예술 쪽에도 이와같은 일은 있습니다. 이중섭 작가의 아드님께서 이중섭 작가의 유작이라면서 가져온 작품들 중 상당수가 베껴 그린 만든 작품(위작)이었고 그것을 한 사람이 바로 이중섭 작가의 아드님이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만으로도 트레이싱이라는 게 그림 공부를 하는 사람에겐 약이 혹은 위작(도용)이라는 독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엮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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