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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잉크를 다른 펜에_롤러볼펜, 카랏포펜(엠프티펜)

어니언 (국내산) 2021. 6. 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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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만년필을 쓰다 보면 생각했던 색상과 달라 쓰기 싫어진 잉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소분해서 당근ㅁㅋ에 올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도 번거로운 일입니다. 혹은 잉크가 너무 오래돼서 팔 수도 없거나 혹은 그냥 버리기에도 아깝습니다. 그렇다고 만년필에 넣어서 쓰기도 찝찝합니다.

 

그런 복잡한 이유들을 가지신 분들을 위해 이번 글을 씁니다.

 

 

 롤러볼펜과 카랏포펜(엠프티펜)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롤러볼, 롤러볼, 카랏포펜x5, 롤러볼

 

 롤러볼펜은 사진에서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안에 컨버터가 있습니다. 그곳에 만년필 잉크를 넣어 사용합니다.

 카랏포펜은 (엠프티펜이라고도 하는데, 이하 카랏포펜.) 안에 있는 팁*에 잉크를 채워서(병에 팁을 꽂으면 잉크가 따라 올라옴) 사용합니다. 

 

    *팁 : 형광펜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안에 들어가 있는 것.(사진에는 잉크가 채워져 있어 잉크 색깔.)

           (좌부터 퀑크, Supernatural, Pink, 써니 오렌지, 블루 블랙 : 잉크 정보는 아래 링크)

 

-읽고 오시면 더 좋습니다-혹은 이 페이지를 다 읽으시고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만년필 잉크 소개_갖고있는 잉크들_②국산 잉크 (tistory.com)

만년필 잉크 소개_갖고있는 잉크들_③ 외제 잉크 (tistory.com)

만년필 잉크 소개_갖고있는 잉크들_④ 중국제 잉크 (tistory.com)

 

 

 이제 두 펜에 대해서 어떠한지 아셨으니, 조금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써본 롤러볼펜은

 제이허빈(프랑스), de Libris(아마 일제), 카키모리 (일제), 중국제(어디 거인지 모르겠음)입니다.

 

 

제이허빈, de Libris, (카랏포펜), 카키모리

 

 사진에 중국제가 없으므로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롤러볼펜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 펜은 사용하면서 여럿 버렸습니다. 그중에 남은 펜들이 이 세 개입니다. 처음으로 산건 제이허빈이고, 가장 나중에 산 것은 카키모리입니다.

 

 중국제가 없는 이유이자 롤러볼펜의 단점은 바로 "막힌다."입니다. 

무슨 이야기냐고 하실 겁니다. 자주 써주지 않으면 만년필도 막히긴 하지만 그래도 잘 헹궈주거나 관리를 하면 다시 잘 나옵니다. 하지만 롤러볼펜은 막히면 답이 없습니다. 그냥 안 나옵니다. 따뜻한 물로 담가도 봤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중국제는 그렇게 막히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미 롤러볼펜을 써본 이력이 있어서 싼 맛은 있지만, 질이 딱히 좋지 않아 그냥 버렸습니다.

 

 처음으로 샀던 제이허빈은 잘 모를 때라, 포토 블랙 (Photo Black, 링크: 잉크_국산 참조)을 넣었는데, 이 잉크가 퍼머넌트 Permanent 계열이라 처음엔 잘 나오더니 잘 안 쓰니까 막혔습니다. 그렇게 버렸습니다. 

 

 제이허빈과 함께 중국제 몇 개를 더해 아마 그렇게 버리게 된 것이 적어도 5개는 되는 것 같습니다. (아.. 내 돈..)

 

 

그렇게 버려가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어 팁을 드리자면,

   1. 피그먼트 계열은 피하자.

   2. 자주 쓰자.

   3. 흐름이 좋은 잉크를 쓰자.

 

1. 위에서 이야기했듯, 그렇게 버렸습니다.

 

2. 자주 안 써서 막혀 버리게 됐습니다. 이것은 흐름이 좋은 잉크를 썼는데도 중국제는 그렇게 막혀서 가셨습니다.

 (제이허빈이나 de Libris는 중국제만큼 안 썼는데도 나옵니다. 그래도 불안하니 자주 써주는 게 좋습니다.)

 

3. 제이허빈에 '곤명'(昆明, 링크: 잉크_중국제 참조)을 넣은 적이 있었습니다. 약간 물탄 느낌의 색깔인 것은 맞지만 또 이상하게 잉크의 흐름이 다른 잉크보다 조금 꾸덕(?)합니다. 예상하시는 대로 그렇게 가셨습니다.

 

결론 : 잉크를 많이 가리니 신중히 생각하고 사자.

 

 

 그리고 이것은 그래도 이 팁으로 해결이 가능한 범위의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점이 또 있습니다. 이것이 단점으로 생각한다면 단점이고 장점(???)으로 생각한다면 장점일 수 있겠습니다.

 

 -색이 섞인다.

 

 무슨 말이냐면, 만년필처럼 색상을 바꾸고 싶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보통의 만년필의 경우엔 물로 세척을 해서 피드 내부까지 잘 세척해서 말리면 됩니다. 하지만, 롤러볼은 아무리 닦아도 청소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결국은 새로운 잉크를 넣으면 기존 잉크가 좀 나오다가 점점 새 잉크가 밀려오면서 섞이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은 새로 넣은 잉크가 나옵니다. 이게 왜 장점이냐면, 사람마다 생각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드로잉을 할 때 이 섞인 색의 오묘한 느낌이 꽤 재밌기 때문입니다. (엄청 주관적)

  

 현재 제이허빈에는 '애플그린(잉크_중국 참조)' de Libris에는 'Apache Sunset(잉크_외제 참조)'가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제이허빈에는 '블루 (링크: 잉크_중국)'가 들어가 있고, de Libris에는 '브라운(링크: 잉크_중국)'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본 색이 나오는 것 같긴 한데, 여전히 조금 섞인 듯한 느낌이 드는 색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컨버터를 잘 닦았어도 볼에 묻어있던 잉크들이 조금씩 새어(?) 나가서 컨버터에 있는 잉크와도 조금씩 섞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플그린'도 'Apache Sunset' 원래의 색상과 살짝 다른 색으로 나옵니다. 

 

 

 단점부터 말씀드렸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일단 잉크가 시원하게 나오다 보니 쓰기 편합니다. 볼펜 형태라서 드로잉 할 때도 자유로운 곡선이 나와 좋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사고 버려가면서 이것을 계속 샀던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잉크는 빨리 쓰고 싶으니 드로잉을 해가며 빨리 쓰자!)(필기는 한계가 있으니까) 

 

저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호기심으로 한 자루 사보는 것은 괜찮지만, 여기에 많은 지출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마이너 한 펜이라서 후기가 많지 않습니다...(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의 미)

 

 

 

 

 회사별로 특징을 잠깐 말씀을 드리자면,

 제이허빈과 de Libris는 거의 비슷합니다. 외관부터 쓰는 느낌까지(펜의 볼 굴러가는 느낌). 상당히 닮았습니다. 게다가  쓸 때, 볼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것마저 둘이 닮았습니다. 이게 신경 쓰이는 분들이라면 둘 다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중국제가 이런 점에선 오히려 더 괜찮았던 거 같지만 생각보다 너무 뚱뚱해서 자리 차지하고, 필기감이 위 두 개보다 떨어져서 그렇게 추천하진 않겠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잘 막혔던 것도 있으니...(이하 생략)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이허빈 롤러볼펜 모델은 작습니다. 작은 펜으로만 팔고 큰 펜으로는 팔지 않습니다. 사진 속에 있는 펜은 큰 펜입니다. 어떻게 아냐면... 작은 모델도 사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큰 거는 직구...)

 

 카키모리가 가장 비쌌지만, 그 비싼 값하는 가장 우수한 롤러볼펜이 아닐까 합니다. 솔직히 한 자루 더 살까? 하고 망설였습니다. 지금 제가 갖고 있는 블랙 모델이 더 비싸고 저것보다 조금 더 가격이 떨어지는 (조금 뚱뚱하고)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롤러볼펜이 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필기감이 우수하니 추천하겠습니다.

 

 카기모리는 예전부터 조금 듣긴 했던 브랜드이긴 하지만, 예전에 올렸던, 이시국 문구류 소개 유튭어_しーSa.. (tistory.com)이 글의 유튜버가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유튭에서 소개한 것은 제가 방금 이야기한 투명한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해당 유튜버의 검색창에 kakimori라고만 쳐도 바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투명한 모델을 시필할 기회가 있어서 해봤고, 블랙 모델은 당시 없어서 그냥 질른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투명한 모델은 그립감이 좋고 잘 나오며 필기감도 정말 좋습니다. 투명한 것도 만족스럽지만, 블랙 모델은 알루미늄으로 되어있어 좀 더 가볍고 튼튼합니다. 마찬가지로 필기감이 좋습니다. 정말 부드럽게 나옵니다.

 위에 있는 세 개의 모델(제이허빈, de Libris, 중국제)을 썼다 보니, 비교할 대상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처음 써 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아, 롤러볼펜이 이렇게 부드럽게도 나올 수 있는 거구나!' 꽤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은 0.5이고, 0.7도 있습니다. (0.7은 설명에 드로잉용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정말 자주 쓰고 싶어지는 펜입니다. '잉크 이야기_시리즈 (위 링크 참조)'를 하면서 언급했지만, 현재 'Apricot Tea' 색이 들어가 있고, 다 쓰면 후에 '북한산'색으로 바꿀까 생각 중입니다.

 Apricot Tea는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것이라 막힐 걱정 없이 안심되지만 (하지만 자주 쓰라고 명시되어있음), 북한산 색은 조금 두근두근합니다. 하지만 다 쓸려면 한 참 멀었으니. 아직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장점: 만년필 잉크로 자유로운 선의 드로잉이 가능함. 만년필 잉크를 볼펜처럼 사용할 수 있음

단점: 직구만이 희망. 피그먼트 계열 잉크 쓰면 안 됨.

추천하는 분 : 잉크 놀이하시는 분, 호기심 많으신 분, 만년필 잉크로 드로잉 하시고 싶으신 분  

 

필기감 : 카키모리 > 제이허빈 ≥ de Libris

 

 

 

 

 다음은 카랏포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롤러볼펜) 퀑크;Supernatural, Pink, 써니 오랜지, 블루블랙, (롤러볼펜)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카랏포펜은 안에 있는 팁에 잉크를 채워서(병에 팁을 꽂으면 잉크가 따라 올라옴) 사용합니다. 

 

현재 제가 알기로,  토노앤림스Tono&Lims와 지그Zig에서 나오고 있고 둘 다 일본 제품입니다. 국산으로는 본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카키모리에서도 카라 라이나(컬러 라이너)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토노앤림스는 잉크로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 하나도 갖고 있진 않고, 앞으로도 딱히 살 계획은 없지만, 혹시 모르죠 어느 날 갑자기 혹할지도... 그 정도로 일단 잉크가 이쁘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그리고 화방에 자주 가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그Zig의 경우는 마카펜이나 캘리그라피 등의 코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회사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지그Zig쪽이 좀 더 친숙할 수밖에 없는 회사입니다.

 

 토노앤 림스보다는 지그Zig 쪽이 가성비가 좋아서, 또 친숙한 회사다 보니 제가 갖고 있는 것은 지그Zig입니다. 펜의 모습은 마치 싸인펜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불편함 없이 잉크가 잘 나옵니다. 특별하다 싶을 정도의 필기감은 없습니다. 그냥 부드럽게 잘 나옵니다. 하지만 오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한 번 충전하면 생각보다 오래 씁니다. 

 

 사진의 Supernatural의 경우에는 한 번 충전 후에 좀 쓰다가 한 번 더 충전해봤는데, 잘 충전되는 거 같습니다. 문제는 뒤 꼭지(?)를 잡아떼는 게 꽤 힘듭니다. 이빨로 물어서 했는데 이가 약하신 분께는 절대 권하지 않겠습니다. 

 

 장점이라면 역시 오래된 잉크들을 사용하기 좋다는 점이겠습니다. 딥펜처럼 계속 찍어서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 편한 게 장점이겠습니다. 그리고 이 펜은 피그먼트도 상관없이 넣어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갑작스럽게 안 나온다던가 하지 않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포토블랙(잉크_ 국산 참조)'도 넣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잘 나옵니다. 이런 피그먼트 계열도 사용이 가능하다 보니, 어반 스케치를 할 때 수채 도구도 챙기셔서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점으로는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재충전이 어렵다는 점. 할 수는 있지만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거의 일회용품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런 거 치고 가격대가 한 자루에 약 3000원이 되는 그렇게 싸다고 볼 수는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해외 제품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겠지만요. 위에서 어반 스케치 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스테들러에서 나오는 피그먼트 라이너를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더 쌈) 그리고 필사용으로도 추천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오래 쓰기엔 맛들 릴 수 없는 필기감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추천하는 분 

 만년필에 넣고 싶진 않은 잉크를 소진시키고 싶으신 분

 만년필에 넣을 수 없는 오래된 잉크를 처리하고 싶으신 분

 만년필에 부담스러운 피그먼트(안료) 계열의 잉크를 처리넣고 싶으신 분

 

 

 롤러볼펜도 카랏포펜도 나름의 장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잘 살피셔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좋은 펜을 만나길 바라겠습니다. (솔직히 둘 다 안 사는 게 돈 아끼는 거라고 말 못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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