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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덕후란 이런 것, <로쟈와 지바고의 길 위에서> 본문

읽고 듣고 보고 쓰고/책_Book

참된 덕후란 이런 것, <로쟈와 지바고의 길 위에서>

어니언 (국내산) 2021. 4. 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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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목표, 책

 사촌 동생이 추천한 책을 올해 안에 읽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읽어야 할 책 목록들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솔직히 책을 요즘 잘 안 읽고 있기는 하지만, 읽을 것이라고 쓰고 읽다 관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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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링크에서 썼듯이(사진), 반 정도만 맘먹고 읽었던 책. 

어제는 사실 맘을 먹으려다 뱉었고(?), 오늘 먹었다. 결국, 어찌 되었든 다 읽었다는 이야기.

얼마 남지도 않았던 것도 있고, 책이 작고 가벼워서 들고다니기 쉬워 이동하는 중간에 읽었다. 내용도 어렵지 않은 터라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위(사진)에서 보듯이, '러시아 문학 여행 에세이' 라고 되어있듯이 모든 설명이 끝났다.

그리고 제목에 '참된 덕후란 이런 것'라고 붙였는데, 모든 설명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글쓴이는 60대의 문학 소녀이신데, 10대 시절 읽었던 <죄와 벌>과 <닥터 지바고>에 나온 배경들을 다녀온 에세이이다.

 

 여행을 다니며 그들의 발자취들을 찾아 걷고, 느끼고, 다시 책의 내용을 상기하고, 10대 시절에 느꼈던 감동, 감상, 생각들과 '지금(글을 쓰는 시점과 당시)'의 생각의 교차점들을 담아냈다.

 그렇다보니, 책에 대한 내용도 중간중간 들어가는데, 나로 하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읽다가 포기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앞부분은 기억이 나는데, 중간으로 가면서 기억을 잃었다. 후반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글쓴이의 친절한 줄거리 설명을 통해서 오히려 '이런 내용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 

 아마, 읽다 포기 했거나, 혹은 검은색만 봤나 보다.

 <닥터 지바고>의 경우 10년 넘게 전에 읽어 보고 싶어서 헌책방에서 샀지만, 그대로 꽂혀있는 채로 썩어가고 있다. 영화도 언젠가 봐야지 했지만, 그 언젠가가 아직도 오고 있지 않고 있다. 마치, '밥 한번 먹자' 만큼.

 

 

 글쓴이는, 책의 11p, 그러니까 책이 시작하고 3쪽째, 첫 시작의 글. 글쓴이는 소설가 김영하의 말을 인용했다.

 

"완독이라는 것은 실은 대단한 일이다. 그만 읽고 싶다는 유혹을 수없이 이겨내야만 하니까."

-김영하             

 

 솔직히, '아, ㅇㄱㄹㅇ.' 이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공감해버렸다. 솔직히 이제 것 읽어온 책들 중.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게 얼마나 있을까..., 그래, 마치 <죄와 벌>처럼 읽다가 정신이 혼미해져서 기억을 잃어버린 것처럼.

 

 

 이런 '나'이지만, 그럼에도 책을 꽤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언젠가 다녀온 책과 함께한 여행 이야기를 재밌게 해 주시는 걸 듣는 기분이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나 역시 덕후로서 나름의 성지(?) 순례(?)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 고생을 안다. 일단 가기 전에 준비를 정말 철저히 해야 한다. 어떤 장소이며 어디에 있는지부터,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그곳을 갈 수 있는지, 내 여행의 동선과 함께 맞추기까지 해야한다. 또 방문하는 곳의 입장료는 얼마인지까지 전부 다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보통 여행과 달리 준비는 배가 넘는다. 하지만 덕후라면 그 준비부터도 얼마나 행복한지 또한 알고 있다. 때문에 장르는 다르지만, 역시 덕후는 다 같구나 하는 훈덕훈덕해지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또 드는 생각은, 아일랜드에 '블룸스 데이(Bloom's Day)'라는 게 있는데, 이 '날(Day)'은 소설 <율리시스>의 내용을 갖고 움직이는 일정이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행사로, 그녀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블룸스 데이'는 마치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그전에 <율리시스>도 읽긴 해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인상 깊은 문구를 쓰고 마치겠습니다.

 

글쓴이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3, 4년 전쯤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토니 모리슨의 글을 기억해본다. 

 "당신이 정말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 그런 책이 없다면 당신이 직접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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