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lab

재도전] 삼국지 10권 읽고(完)_허무하고도 위대한 (용두사미) 본문

읽고 듣고 보고 쓰고/책_Book

재도전] 삼국지 10권 읽고(完)_허무하고도 위대한 (용두사미)

어니언 (국내산) 2023. 1. 23. 19:22
728x90

 

 최근 삼국지를 재도전하고 있습니다. : 재도전] 재도전만 몇 번째일까?_삼국지 (tistory.com)

 

 읽고있는 버전은 위 링크에서 써 놓았듯이 '바른번역'에서 나온 삼국지를 읽고 있습니다.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음 포스팅은 읽는 중에 생각난 것이나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읽은지는 벌써 꽤 되었지만 이제야 씁니다. 어떻게 써야하나 조금 고민도 했지만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용두사미가 있다면 이 책일까 싶을 정도로 읽으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공명의 죽음까지(죽고난 후에서도) 읽으면서 책이 어떻게 끝맺으려고 사마의와의 전투 장면이 이렇게도 길고 꽤 디테일하게 썼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권이기에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수록 낮아지는 뒷 페이지 두께는 그 의문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내용의 호흡은 평상시처럼 별반 다를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의문은 p390에서 풀리면서 허탈해져버렸습니다. 

 

 (전략)

 《삼국지연의》도 공명이 맞이한 죽음 대목에 이르면 아무래도 결말이 났다는 생각이 들고 삼국이 패권을 다투는 일 자체도 멈춘 듯하여 도무지 읽을 마음이 들지 않는다. 

 분명 독자들도 그렇겠지만, 필자도 공명 사후부터는 갑자기 붓을 드는 재미는 물론 기력까지 떨어지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는 독자와 필자를 불문하고 예부터 《삼국지》를 보는 일반적인 통념인 듯하다.

 이 책은 도원에서 결의한 이후부터는 완역을 염두에 두고 옮기는 작업을 했지만, 필자는 결말 부분만큼은 《삼국지연의》에 구애받지 않고 이쯤에서 중단한다. 공명의 죽음을 완결로 삼는다는 얘기다.

 (후략) 

 

 갑작스러운 작가(정확히는 편저, 하지만 편의상 이후 작가로 씀.) 난입으로 중단해 버리는 당황스러움은 누구의 몫으로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 작가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긴 했습니다. 작가(요시카와 에이지)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인의 시각으로 보는 내용이 들어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들 중 하나는 "어떻게 진(晉)이 통일을 하였는지"가 퍽 궁금했는데 작가는 그 내용까지 완역하는 작업이 마땅하지 않다며 뒷 내용을 그저 해설로 퉁쳐버립니다.

 

 물론 자신도 그것을 알았는지 공명에 대한 여러가지 자료(사료)들을 통해 일화나 후세에 떠돌아다니는 논평을 모아두어 무의미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p391

 (전략)

 완전하게 끝맺지 못한 이책에서 느낄 수 있는 부족함을 보안하고 전편에 짜놓은 얼개를 조금이라도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드는 건 역자 책임이며 양심이 아닐까 싶다.

 

 다음 이야기는 그런 생각으로 읽어주길 바란다.

 (후략)

 

 이후 내용은 공명에 대한 내용과 공명이 죽고 난 후 촉(蜀)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사마 가(家)에서 통일을 했는지 짧게 적혀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러니한 점은 유비의 아들 유선입니다. 어린 시절 잠깐잠깐 등장하는 유선은 총명하거나 뭔가 특출 나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세운 나라를 어떻게든 자신이 해야 한다는 나름의 사명이 (언뜻) 보였습니다.

 

 유비가 죽고 유비는 유선을 공명에게 맡기면서 주인공은 공명으로 바뀝니다. 이후 드문 드문 보이는 그(유선)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촉(蜀)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긴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그에게 적어도 열정 비슷한 것은 있다고 보였습니다. 능력은 없지만 그럼에도 뭔들 하려고 하는 모습은 있다고 표현하는 게 좋을까 싶습니다.

 

 촉을 위나라에게 넘겨줄 때는 어찌 된 영문인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공명이 죽고 30년동안 지내온 건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알아서 이렇게 된 것인지 혹은 주변의 상황들이 너무 좋지 않게 흘러가서, 예를 들면 그나마 있는 인물들은 죽어가고 인재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또 등용하지도 못한 그런 상황들에 결국은 체념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번 소제목을 '허무하고 위대한'이라고 지었습니다. 촉(蜀)의 입장에서는 쓰여진 <삼국지연의>는 너무나도 허무하기 그지없는 마무리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위(魏) 나라에 입장에서는 참으로 위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후한(後漢)의 명맥을 잇는 자는 자신들이라며, 한중왕이라 자칭했던 유비와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입니다. 또 그 유비의 아들 유선을 죽이거나 생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로 위나라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것으로 <삼국지연의>를 다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뿌듯하면서도 허탈감이 있습니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진수의 <삼국지(정사)>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국지 재도전_링크 (tistory.com)

 

삼국지 재도전_링크

최근 삼국지를 재도전하고 있습니다. 아래 버전은 '바른번역'에서 나온 삼국지를 읽고 있습니다. 재도전] 재도전만 몇 번째일까?_삼국지 (tistory.com) 재도전] 삼국지 1권 읽고_개인적 생각과 상상 (

onion7321.tistory.com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