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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_마지막 갈림길의 선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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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_마지막 갈림길의 선택

어니언 (국내산) 2022. 3. 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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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음을 밝힙니다.

 

*영화 제목은 '브룩클린'으로 표기되어 있어 그 표기법을 따르며, 나머지는 표준 맞춤법인 '브루클린'을 따릅니다.

 

 지난번 아래와 같은 글을 쓰면서 생각난 영화입니다.

 Dire Straits 다이어 스트레이트(Mark Knopfler 마크 노플러)_The long road (tistory.com)

 

 위 링크 글에서 마크 노플러를 알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 1989)의 OST인 'A Love Idea'를 언급 및 음악을 링크를 걸었습니다.

 

'A Love Idea'

https://youtu.be/P8ayzvLZ0e8

 

 

 음악 자체는 고등학교 전후로 알게 된 음악이지만, 음악을 듣고 무작정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도 알지도 못 한채 어떤 영화길래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는 걸까 하고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였습니다. 영화를 본 건 약 20~22살 무렵입니다. 당시 저는 이 영화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내용을 이야기하기 앞서,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라는 제목부터 말씀드리자면, '비상구'가 아닌 '출구'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아무리 음악 때문에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고 해도 영화를 보기 전, 제목의 '비상구'라는 단어가 상당히 다가왔고 궁금해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 이 '비상구'라는 말이 또한 주인공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를 본지 오래되어 기억을 더듬어 보면, 50년대 브루클린 부두에서 (6.25) 전쟁에 참전하는 병사들을 상대하는 창녀와 남장여자 등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A Love Idea'라는 OST가 언제 어느 부근에서 나오나 하는 거에 포커스를 맞춰 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더 영화 내용이 대부분 흐릿합니다. 그나마 기억에 남은 장면이 이 OST가 수록된 장면입니다. 

 

 

 여기서 병사를 상대하는 창녀 '트랄라'는 어느 병사를 만나게 됩니다. 이 병사는 이제까지 자신이 상대해왔던 사람들이랑 상당히 달랐습니다. 자신을 '창녀'가 아닌 한 '여성'으로 대하는 그의 젠틀함에 처음엔 어색해 하지만 그의 진심에 그녀는 점점 그에게 끌립니다. 아마도 혹은 적어도 그녀가 몸을 팔아오며 살아온 인생을 걸어온 날부터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병사는 한국전에 참전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조금 모호한데, 아마 그녀에게 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떠났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사랑하는' 그를 떠나보내게 됩니다. 여기서 그녀는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말한 대로 인생을 다시 개척해서 살아갈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보낸 아픔으로 바에서 술을 진탕 마신 뒤 바에 있는 모든 남자들을 향해 자신을 내 팔아 버립니다. 그렇게 많은 남자들에게 당할 수 있는 모든 폭력을 당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A Love Idea'라는 OST는 이 장면에서 흘러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바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며 폭력을 당하며 밖으로 나가 폐차장 같은 곳에서 그녀는 그 곳의 버려진 차보다도 더 거칠게 쓰입니다.

 

 이 아름다운 선율은, 함께 말로 담을 수 없는 남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언어 그리고 그들의 폭력은 폐차장의 차보다도 못한 꼴을 당하는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자신을 내 버려 버린 그녀의 심리가 너무나도 상반되어 그 비장미가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20대 초반, 이 영화를 보며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거의 유언이나 다름없는 병사의 당부에 왜 그녀는 지키지 않고 자신을 내던져 버렸을까. 이 의문을 짧게나마 가졌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그녀는 그가 이곳(브루클린)을 나가게 해줄 자신의 마지막 '비상구(출구)'임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본다면 얕게나마 이해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시는 자신에게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갑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 역시 이제까지 살아온 기반으로 생각을 합니다. 현재에 짓눌리면 짓눌리는 만큼 미래를 볼 수 없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트랄라는 자신에 미래에 그와 같은 사람이 나타날 거라는 미래를 그릴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과거는 늘 그래 왔으며, 정말로 우연히 그런 사람이 자신 앞에 나타난 것뿐이었습니다.

 

 정말 그녀의 인생 중 단 한순간의 달콤한 우연이었고, 자신은 그것을 온전히 누릴 수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지만 실패로 돌아가버렸습니다.

 

 결국 그녀에게 남겨진 것은 자신 현재;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버려서 더 비참해져 버린 자신의 지금과,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마주 보게 됩니다.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되려 파멸의 길을 선택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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