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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vs아크릴 추천

어니언 (국내산) 2020. 3. 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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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사촌 동생이 유화를 하고 싶다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일 저렴하게 재료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면서, 아크릴로 우선 시작을 해야 하나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아크릴을 추천해 줬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글 쓸 거 만들어줘서 땡큐!)

 

 

솔직히 말하자면 유화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유화가 더 잘 맞습니다. 때문에 유화로 작업을 하는 걸 좋아하죠. 

저는 그림을 쉬고 있다고 했는데 그림을 그리려면 그릴 수 있습니다. 가능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유화는 제가 원하는 표현을 잘 구현화해주기 때문에 다른 기타 도구들엔 흥미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못 그리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유화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니까요.

 

 

일단 유화는 가장 문제가 냄새입니다.

 

저는 작업실에서 기름 냄새와 함께 밥도 먹고 자고 그냥 하나의 생활공간이었기 때문에 그냥 삶의 일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가족들은 아니죠... 현재 가족과 함께 사는 마당에 할 수 없습니다. 

혼자 살아도 문제입니다. 냄새가 밸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자주 환기를 시킨다면 좀 살만하겠네요...

 

※기름 냄새가 식용유나 카센터 혹은 공장 같은 곳에서 나는 냄새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생활 속에서 결코 맡을 수 없는 냄새입니다.

 

 

두 번째는 건조 속도입니다.

유화를 정말 얇게 펴 바르지 않는 이상 건조 속도는 매우 느립니다.

사실 얇게 발라도 아크릴이나 수채화 같은 다른 수용성 물감보다도 훨씬 느립니다.

이게 무슨 문제냐면, 이곳저곳에 잘 묻을 수 있습니다.

작업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집에서 하다간 난리 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옷에 묻어도 문제입니다. 

묻는 즉시 기름으로 지워야 하는데 묻는 양과 크기에 따라 옷이...(생략)

때문에 작업을 할 땐 앞치마는 당연하지만 사실 보통 작업복을 입고 작업합니다. 

(말이 이뻐 작업복이지 그냥 버리기 직전 옷 입어서 더 거지로 보이는 마법)

 

 

세 번째는 도구들입니다.

살 게 많다는 뜻인데, 이게 다른 말로 하면,

한 번에 나가는 지출이 꽤 크다는 의미와, 짐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경제적인 것과 공간적 제약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필수 도구를 소개하겠습니다. (심지어 이젤 안 쓰고 책상에 두고 그린다고 생각하고)

 

캔버스(유화용 패드북으로 대체 가능),

붓 (다다익선)

유통

붓 세척액(페트롤로 대체 가능 장: 붓 빨고 바로 사용 가능/ 단: 붓 세척액보다 비쌈 *개인적으로는 페트롤로 썼음)

작은 유통 2개

린시드 (뽀삐유로 대체 가능 장: 무균열, 황변안함/ 단: 비쌈 건조 속도가 느림)(이 반대가 린시드)

테레핀 (페트롤로 대체 가능 장: 변색없음 빠른 건조 속도/ 단: 비쌈광택 조절 시 내구성을 고려해야 함)

*개인적으로는 페트롤과 뽀삐유를 썼습니다.

유화물감

파렛트  

앞치마

 

*추가: 예전에 제가 샀을 때는 테레핀과 페트롤에서 페트롤이 더 비쌌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근은 비슷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린시드보다 뽀삐유가 더 비싸군요.

 

지금 기억나는 게 이 정도입니다.

많습니다. 더 추가한다면 젯소, 물통, 바가지, 빽붓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도 거의 필수적인 것인데,

캔버스가 아니라 유화용 패드에 그림을 그린다면 필요가 없을 겁니다.

사실 패드에 그려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필요 없어 보입니다. 

캔버스에 그리신다면 필요합니다.

 

보통 캔버스에 젯소가 발려져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바릅니다. 2회 정도.

가로로 한번 칠하고 말리고 그리고 세로로 한 번 칠하고 말리면 1회 칠한 것입니다. 

물통에 물을 떠 와 젯소와 1:1로 비율로 바가지에 넣고 빽붓으로 잘 개어 주고

그 빽붓으로 캔버스에 얇게 골고루 잘 펴발라주면 됩니다.

 

 

이 도구 항목에 더 추가하면, 소모가 빠르다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휘발성(기름)이 있기 때문에 그냥 열어놓고 있어도 닳는다는 의미입니다.

알콜 만큼 빠른 휘발성은 결코 아니지만... 이게 물이라면 그냥 떠오면 되지만, 전용 기름이라서 사야 합니다. 사야 합니다. 사야 한다고요...

팔레트를 닦아도 기름으로 닦...

 

붓빨이(붓 세척) 액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야 합니다. 

물감은 당연하니 말 안 하겠습니다.

 

또 예외라고 생각할 것은, 붓인데 소모품입니다.

그림을 자주 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느끼지 못할 부분일 겁니다.

사실 수채화 붓도 닳고, 아크릴 붓도 닳는데, 가장 빨리 닳는 게 유화 붓입니다.

캔버스가 천의 특성상, 그리고 기법에 따라 마모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잘 닳습니다.

그리고 유통구조상 구멍이 뚫려있는데 그 구멍에 붓에 묻어있는 물감을 씻습니다. 그렇게 붓은 마모가...

 

그렇다고 그 닳은 붓은 그냥 버리냐? 그건 아니고 닳아진 붓은 닳아진 대로 또 잘 씁니다. 진짜 못 쓸 때까지 쓰고 버리는

하지만 새 붓이 필요한 게 다른 붓에 비해서 진짜 빠르다고 느껴집니다. 

1년에 최소 한 번은 무조건 붓 쇼핑을 하게 되는...

 

 

 

 

 

마지막, 사고가 한 번은 꼭 생긴다.

 

자주 있는 건 아닌데... 물론 사람에 주위력이 다르기 때문에 이건 예외이긴 합니다만, 

몇 가지의 해프닝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기름이다 보니 휘발성이 강합니다. 깜빡하고 열어놓고 오래 있으면 누가 흘렸나? 싶을 정도로 없어져 있습니다.

근데 이건 애교입니다. 

뭐 위에 이야기한 옷에 묻는 것도 뭐 흔한 일이죠.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 염색한 적도 있고요. 얼굴에 묻는 것도요. 

 

유통(붓빨이 액)은 보통 발아래에 둡니다.

책상 위에 두는 경우도 있고, 아무튼 이 유통이 가끔 사고를 냅니다.

 

수채화를 하든 아크릴을 하든 물통 엎지르는 경우가 가끔 있잖습니까? 그게 유통이 해냅니다!

...

(너무 끔찍해서 어떻게 설명하기 너무 힘들다)

작업실에서도 사고가 나면 꽤 난리입니다.

치우는 것도 귀찮고 (휴지나 키친타올) 냄새도 냄새고...

위에서 말했듯이 유통 구조상 구멍 뚫린 데에 물감을 씻는데 그 구멍 아래로 물감이 쌓입니다.

그 물감의 무덤까지 나오는 경우는 딱히 많지 않은데 그 쌓여 썩힌 물감의 구린내가 아주 좋습니다.^^

 

 

아,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피부가 안 좋아집니다. 그래도 그땐 젊어서 그냥 좋았는데..

기름이잖아요. 그게 좋은 피부에 양보하면 안 되는 기름입니다.

그걸 매번 만지고, 물감이 얼굴이든 머리든 묻으면 그 기름으로 지웁니다. 

그리고 그림을 다 그렸으면 손을 씻는데 비누로는 잘 안 지워지니 퐁퐁으로 손을 닦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림 그리던 시절에는 얼굴에는 뭘 안 발라도 핸드크림은 무조건 들고 다녔습니다.

요즘은 나이 들어서 핸드크..

 

이렇게 실컷 유화 욕을 써놨는데, 전 그래도 유화가 저에게 잘 맞아서 좋아합니다.

 

 

다음은 아크릴 준비물입니다.

아크릴 물감   

물통

아크릴판(파렛트)

종이 (스케치북)

ㅡ끝ㅡ

 

준비물은 수채화 준비물과 별 다를 게 없습니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굳을 때 딱딱하게 (플라스틱)처럼 굳습니다.

그리고 수채화는 투명하면 아크릴은 불투명합니다.

별 다를 게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유화 쪽에는 할 말이 많아서 이야길 안 했지만, 보조제라는 게 있는데요. 

아크릴 쪽에도 있고 유화 쪽에도 있으니, 각 사용할 곳을 확실히 하고 내용을 숙지를 하고 다루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모든 보조제를 다 아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종류가 많음)

다 써본 것도 아니라서 많은 말은 못 하겠네요.

다 써보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지 제 그림엔 딱히 많이 필요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하니 좀 즐거워지는 바람에 말이 많아져 버렸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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