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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보니 다시 느껴지는 소설의 첫 문장들②_제인 오스틴 _<오만과 편견>_(feat. 책, 영화, 드라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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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보니 다시 느껴지는 소설의 첫 문장들②_제인 오스틴 _<오만과 편견>_(feat. 책, 영화, 드라마)

어니언 (국내산) 2021. 7. 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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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꽤 재산을 가진 미혼남이 틀림없이 아내를 원하리라는 것은 널리 인정받는 진리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이 문장이 현대에서 사용된다면 아마 문제가 생길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전반적 내용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결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소설은 이 진리를 여성의 관점, 특히 베넷 가家의 관점, 특히 둘째 딸 엘리자베스 베넷 (이하 리지)의 관점으로 써 내려갑니다. 5명의 딸만 있는 베넷 부인은 빨리 딸들을 시집보내길 원합니다. 그런 중에 어느 날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가 여름 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베넷 부인은 그들과 댄스파티에서 교류시키고자 합니다.

 

 저런 시대적인 첫 문장을 썼지만, 주인공인 리지는 상당히 진취적입니다. 호기심도 많고 또 마치 신여성처럼, 베넷가에서 가장 똑똑합니다. 어찌 보면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은 편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편견으로 바라보는 '오만한' 남자 다아시를 만나게 되면서 둘은 서로 '오해'로 만남을 갖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저 '진리'의 첫 문장과 대조되는 인물, 그러나 '진리'로 향하는 내용. 그런 점이 어찌 보면 이 책의 관점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베넷 가의 5명 모두 제각각 개성적이여서 아주 개성적이게 '진리'를 향해 갑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첫 문장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사실 콜린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콜린스는 베넷 가의 친척입니다. 당시 영국에는 여성이 재산상속을 아예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가지 제도로 제약이 따랐고, 때문에 보통 장남에게 상속되었는데 베넷 가에는 아들이 없어 가장 가까운 남성 친척이 물려받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때문에 베넷 부인은 딸 누구 중 한 명이 콜린스와 결혼하길 바랐습니다. 콜린스는 베넷 가의 가장 미녀이자 장녀인 제인에게 청혼하려 했으나 그녀가 이미 좋은 관계가 있다는 베넷 부인의 말을 듣고 둘째인 리지에게 구애했지만 차입니다. 

 콜린스는 운 좋게 인맥을 잘 잡아 성공하여 강한 사람에겐 약하고 약한 사람에겐 강한 사람으로 비굴함과 오만함이 함께 있는 인물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남성들 중에 가장 결혼을 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생각났습니다. 물론 등장인물인 남 주인공 다아시의 친구 빙리나 다아시 본인 등 결혼에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스틴 작품들을 조금 봤습니다. 특히 <오만과 편견>의 경우 다양한 경로의 작품들을 봤는데, 영화로는 1940년과 2005년, 드라마로는 1995년에 BBC에서 나온 것과 2008년도에 나온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를 봐서 그런지... 책에 대한 인상이 흐립니다.

 

 2005년에 나온 영화는 책보다 상당히 로맨틱하고 감정선이 보이도록 잘 그려냈고 세련되게 그렸습니다. 때문에 책 보다 영화에 대한 인상이 더 강하게 남겨져 있습니다.

 

 1995년 BBC드라마는 그래도 원작을 잘 살린 축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문제가 된 '젖은 셔츠 장면' 때문에 (원작에는 없는 장면), 남주인공 다아시 역을 맡은 콜린 퍼스가 곤란한 질문을 받는다던가 영국 매체에서 패러디를 당하는 등 여럿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에서 이 장면이 또 패러디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를 꽤 재밌게 봤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책, 영화, 드라마를 모두 본 다음에 봤기 때문에 주인공 프라이스; <오만과 편견> 덕후; 어떤 장면을 이야기하는지 파악하고 있어 그의 기분을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책은 (고전이라서) 생각보다 내용의 전개가 루즈해서 지루하고 (그만큼 책의 두깨가 생각보다 두껍고 무겁고), 시대가 시대인 만큼 편지가 은근히 등장하며, 리지와 다아시의 감정선이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조금 잘 모르겠달까, 답답하달까, 한마디로 확실치 않아서 조금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원작을 가장 잘 살린 BBC 드라마도 조금 루즈합니다. 총 6부작인데 사실 그 6편 모두 보는 게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2005년도 영화가 시원하게 느껴진달까요? 특히 루즈한 부분들을 잘 빼낸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아시가 리지에게 고백하는 게 조금 뜬금없는 느낌도 드는데 리지의 관점에서 봤기 때문일 뿐인데 책에서는 감정선이 확실하지가 않아 마찬가지로 뜬금없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1940년대 영화가 제일 뜬금없게 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역시 가장 좋은게 책으로 읽는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원작을 최대한 살린 BBC 드라마를 추천드립니다.

그냥 재미있게 책 내용을 전반적으로 즐기고 싶다 하시는 분들껜 2005년 영화를, 어느 정도 <오만과 편견>에 대해 파악하고 계신 분들은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를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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