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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은 드로잉_블라인드 컨투어_(취미◎/ 미대생○)

어니언 (국내산) 2021. 6.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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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글은 취미 분들을 중심으로 글을 씁니다. 

 *미대생 분들은 읽으셔도 좋습니다.

 *예고 및 미대를 준비하시는 학생분들은 읽으셔도 상관은 없지만, 후학을 위해 알아만 두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나라 입시 체제 안에서 이 내용이 그다지 쓸모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스케치나 드로잉에 대해서 썼습니다.

무엇이 다른가_데생, 소묘, 드로잉, 에스키스, 스케치, 밑 그림 (tistory.com)

 

무엇이 다른가_데생, 소묘, 드로잉, 에스키스, 스케치, 밑 그림

*글이 진행될수록 주관적 해석이 들어있습니다. 데생과 소묘는 같은 말입니다. 드로잉도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에스키스는 아이디어 스케치에 들어갈 수 있는 말입니다. 스케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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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분들이 스케치나 밑그림 드로잉을 하시다가 많이 포기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실력이 충분치 않다는 좌절감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을 많이 해왔습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을 "두렵지 않은 드로잉"이라고 했습니다.

 

 드로잉이라고 하면 막연히 '똑같이 그려야 한다' 그것이 잘(!) 그린 것이라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만들어 낸(?) 강박증과 혹은 추상적인 드로잉을 한다고 해도 자유로운 선을 긋는 데에 우리나라 미대 입시 교육을 밟아온 사람으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일반인도, 미대 입시를 거쳐온 분들도 그런 '드로잉'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대생들에게 일반적으로 흔히 알려진 드로잉을 하라고 한다면 저보다 훨씬 잘할 겁니다. 

 저 역시 지금의 저 보다 입시 시절의 제가 더 잘(!?) 그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별반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집중력 자체가 다르긴 하겠네요...(웃음) TMI지만, 지금은 그런 거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거고, 그렇다 보니 더 못(!!) 하는 거 같습니다. 입시 시절에도 하기 싫었지만, 해야 하니까 억지로 했고 시험도 봤어야 했으니 확실히 집중력이 달랐을 거 같습니다.

 

 미대 입시를 거쳐온 사람에겐 이 쉬운 '블라인드 컨투어'도 어렵습니다. 이것은 제 경험에서 온 말입니다.

처음 '블라인드 컨투어'를 했던 것은 '자화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입시로 다져진 손은 그 쉬운 '자유로운 선' 조차 딱딱하기 그지없었고, 당시 석고상을 꽤 그려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자유로워야 하는 눈코입이 아주 자신의 자리에 어지간하면 잘 잡혀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으니 '블라인드 컨투어'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빠르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스케치북(종이)을 책상(바닥)에 펼친다.

2. 그려할 대상을 본다.

3. 그 대상만 보고 드로잉을 한다. 

주의 :

  1. 결코 스케치북을 봐서는 안 된다. 드로잉이 끝날 때까지 '대상'만 본다.

  2. 모든 선은 연결시킨다. 마치 한 붓 그리기처럼. 

 

 이게 그렇게 되면 아주 놀랍게 괴물이 탄생합니다. 그 무엇을 그렸든. (대략 피카소 느낌이 뿜뿜)

놀라지 마세요. 아주 잘한 것입니다! 

 

 

 

 

이 드로잉의 장점으로는,

 1. 관찰력

 2. 자유로운 선

 3. 자유로운 생각

 4. 자신감

 

이 있습니다.

 

 관찰력은 '대상'만 계속 뚫어져라 보면서 관찰을 해가며 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찰력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유로운 선, '주의'에 쓴 내용을 살펴보면 '대상'만 바라보아야 하며, 모든 선은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에 선이 아주 자유로와집니다. 스케치북을 보고 그린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선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유로운 생각, 관계가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자유로운 선'을 익히게 되면서 '드로잉은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대한 족쇄가 풀어지게 됩니다. 그 족쇄가 풀어지면서 생각 또한 좀 더 자유롭게 됩니다. 그런 '엉망'같은 선이 괜찮아져 보일 때, '이렇게 해도 괜찮구나'하면서 좀 더 미술에 대한 자유성을 얻게 됩니다.

 

 자신감은 '자유로운 생각'과 마찬가지로 '드로잉에 대한 강박'이 사라지면서 얻게 됩니다. 멋진 드로잉이라고 생각이 들고 거기서 오는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던 강박에 대한 해방에서 옵니다.

 

 

It took me four years to paint like Raphael, but a lifetime to paint like a child.
내가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리기까지는 4년이 걸렸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파블로 피카소​-

 

 

 아주 잠깐 현대 예술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현대 예술에서 보면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들이 꽤 있습니다. 피카소도 위에서 말했듯이 그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도 모르게 '그림'에 대한 '강박'이 있습니다. '작가(예술가, 미술가)는 그 '강박'적인 그림부터 '어린아이'같은 작업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도 없이 자유만'있어서도 안 되며 '자유도 없이 기본만'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가들 중에 전문 미술교육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약간은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생각지도 못 하는 걸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듯이, 배웠기 때문에 그들이 할 수 없는 것을 제가 할 수도 있으니까요. 

 

 돌이켜 보면 모든 경험은 필요하기 마련이었습니다. 설령 잘하지 못 한다고 해도, 그것을 배워 봤기 때문에 알고 있는 지식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있다는 것도, 해봤기 때문에 스스로의 역량에 대해 알고 있어 어떠한 것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알고 있으니까요.

 

 위의 말은 취미분들도 아시면 좋겠다 싶어 썼습니다. 그리고 미대생, 그리고 예고 및 미대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분명 저처럼 우리나라 입시 체제를 싫어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면 그것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원하시는 대학에 가셔서, 설령 아니더라도, 어디선가에서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작업을 마음껏 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연결 글:

블라인드 컨투어_끄적거림 (tistory.com)

 

블라인드 컨투어_끄적거림

 지난번 두렵지 않은 드로잉_블라인드 컨투어_(취미◎/ 미대생○) (tistory.com)    를 썼으니, 이번에는 그냥 많지는 않지만 제가 조금 끄적거렸던 것을 올려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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