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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의 끝

오랜만에 들린 창고

어니언 (국내산) 2020. 3. 2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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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삼촌댁에 들려 창고를 뒤졌다.

창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내 작업도구들도 있다.

이걸 더럽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던게 신기할 만큼 엄청 더러웠다.

 

곰팡이라고 해야하나.. 거의 썩다 싶이 된 것도 있고,

유화물감은 그냥 숙성되고 있는 중.... 썩지도 굳지도 않는 걸 정말 다행으로 생각해야할 거 같다. 

쓰다 남은 젯소들, 몇 개의 아크릴 물감, 캔버스 틀, 캔버스 천...

천이 그렇게 무거웠나...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도구들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그냥 뭔가 좋았다. 앞치마도 다신 입지 못 할 정도로 더러운 데 그것 마저 좋았다.

 

나는 그 일이 절대 꿈이 아니길 바란다.

내 현실로 다시 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럴 수 없지만, 분명히 올거라 생각한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나.

나의 모든 것들이 타이밍이 참 좋지 않은 거 같다.

그래도 운이 나쁘지 않아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믿고싶다.

 

 

내가 창고에서 가져온 건

중학교 때 쓰던 파렛트, 고등학교때 쓰던 건 집에 있는데, 그냥 가져왔다.

동양화 물감, 여러 붓 들, 동양화 할 때 썼던 붓, 그릇.. 그런 것들

동양화는 전공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 잠깐 짧게 배운적이 있었다.

 

 

심심한건 아니지만,

 

손을 계속 썩히긴 싫으니 

가끔 시간 내서 그려봐야겠다.

 

뭘 할지

뭘 그릴지 모르겠지만...

 

 

그림을 할 때도 괴로웠고

그림을 할 수 없더니 괴로웠고

그 괴로움이 조금씩 익숙해졌고

이러니 저러니 나는 그냥 괴로울 인간인가보다.

 

시간 날 때 끄적여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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